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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저탄소 경제의 새로운 요구

by ㏇™㏂㏘℡® 2021. 9. 25.

파리협정과 1.5°C 목표

2015년 12월 12일, 196개국 대표가 모여 파리협정을 채택하였다. 기존 기후변화 국제 협상과는 달리,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C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하였다. 나아가,2°C 증가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리스크를 고려하면, 각국은 온도 상승 폭을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노력 목표’까지 설정하였다. 지금부터 2100년까지 약 80년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C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제조업, 부동산, 도시 및 기반시설, 산업 시스템 등 전 분야에 걸친 빠르고 광범위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글로벌 사회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정부, NGO, 금융기관들도 기업에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새로운 요구: 정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일반적인 정책은, 온실가스 배출에 가격을 매기는 방식으로 외부효과를 내부화하는 것이다. 전 세계 여러 국가 및 지방 정부들은 파리협정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cheme, ‘ETS’) 또는 탄소세(Carbon Tax) 형태의 ‘탄소가격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45개 국가 및 25개 지방정부들이 탄소가격제도를 도입하였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연간 탄소 배출량의 20%(11 GtCO2)를 규제하는 셈이 된다. 또한 올해 배출권거래제 및 탄소세 대상인 이산화탄소 배출의 총가치는 작년 대비 56% 상승하여 820억 달러에 달한다.

이해관계자의 새로운 요구:NGO

시민단체들(Non-Governmental Organizations, ‘NGOs’)도 투자자들에게 더 책임감 있는 기후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과학기반온실가스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는, 기업들이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목표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설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SBTi는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WWF’)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 ‘WRI’),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 ‘UNGC’)가 협력하여 시작한 이니셔티브로, 기업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C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과학기반(science-based)’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세우고 이를 전문가에 의해 검증받은 후 SBTi 웹사이트에 공표함으로써, 감축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실행하도록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98개 기업이 과학기반 감축목표를 세우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하였고, 그중 151개사의 과학기반 감축목표는 전문가로부터 적합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과학기반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SBTi 웹사이트의 질의답변 게시판(FAQs)4과 ‘과학기반 목표 설정 매뉴얼(Science-based Target Setting Manual)’5을 참고하여 Scope 1, 2 및 3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 설정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여러 감축목표 설정 방법 중 ‘부문별 탈탄소 접근법(Sectoral Decarbonization Approach, ‘SDA’)’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SBTi가 개발한 ‘SDA Tool’을 참고하여 감축목표를 계산할 수 있다.
NGO들의 요구는 감축목표 설정에서 멈추지 않고 적극적인 탈탄소를 통한 감축목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캠페인 중 하나인 ‘Fossil Free’는, 지역 사회 및 기관들이 화석연료 신규 사업의 투자를 중단하고,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Fossil Free는 2012년 대학생들이 주도한 화석연료 투자 중단 캠페인에서 시작되어 빠르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글로벌 캠페인은 지역사회와 지역 기관들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행동을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모든 사람들을 위한 100%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하고 정당한 전환
 - 모든 지역에서의 신규 화석연료 사업의 동결
 -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 청정 에너지원(석탄, 석유, 가스 등) 관련 투자의 중지

 

Fossil Free에 의하면, 전 세계 991개 기관이 화석연료 투자 중단을 결정하였으며, 이들 중 연기금과 정부기관은 각각 15%에 달한다. 특히 아일랜드 하원은 7월 12일 세계 최초로 석탄, 석유 및 가스 회사들로부터 모든 공적 자금을 회수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상원 및 총리의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해관계자의 새로운 요구:투자자

기후변화 리스크가 기업의 장기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기관도 기후변화를 투자의사 결정 시 중요한 요소로 주목하는 추세다. 2018년 9월 12일, 책임투자원칙 컨퍼런스(PRI in Person)12와 글로벌 기후행동 정상회의(Global Climate Action Summit)의 일환으로 ‘The Investor Agenda’ 프로젝트가 개시되었고, 현재까지 400여 개 글
로벌 투자기관(자산 규모 총 32조 달러)이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Investor Agenda는, 투자자들이 기후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래 네 가지 행동을 취하고 실천사항을 보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천 영역 구체적 행동
투자  - 저탄소 사업 투자
 - 석탄 등 화석연료 사업 투자 중단

 - 포트폴리오 검토 및 투자의사 결정 시 기후변화 고려
기업 참여  - Climate Action 100+14가입
 - 기업이 CDP 통해 환경 관련 정보를 공시하도록 요청
투자자 공시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 태스크포스(TCFD)의 권고에 따른 공시
정책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및 제도 요청 및 지지


이러한 투자자들의 저탄소 사업으로의 전환 요구는,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한 자본이 향후 '좌초자산(stranded asset)'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전 세계 정부 및 기관들이 탈화석연료 실행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파리협정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화석연료 시설기반은 좌초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이러한 새로운 목표와 요구는, 기업이 경영 전략을 새롭게 검토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각 기업은, 기존의 경영전략을 기후변화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를 환경 부서만의 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부, NGO 및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저탄소 경제 전환은 미래의 투자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중대한 재무적 사안이므로 기업 내 한정된 부서가 아닌 이사회와 경영층이 직접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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