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대유행이지만 가짜 친환경이 더 유행이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
: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
2019년 초 이후, 40개가 넘는 친환경 기업들의 주가가 세 배나 올랐다. 이러한 호황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자산관리 업계는 환경, 사회, 지배 구조(ESG) 관련 요소들을 고려했다고 주장하는 투자 스타일 마케팅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ESG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전체의 약 4분의 1로 여겨지는데, 이는 2018년의 10분의 1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매일 평균 2개의 신규 ESG 펀드가 출시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유행에는 걷잡을 수 없는 "그린 워싱(거짓 친환경)"이 동반되고 있다.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ESG 펀드 중 최상위 20곳의 수치들을 자세히 분석했다. 평균적으로 각 펀드는 17개의 화석 연료 생산자들에게 투자하고 있었다. 여섯 곳은 미국 최대의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에 투자하고 있다. 두 곳은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 기업인 사우디아람코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 곳의 펀드는 중국의 석탄 채굴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SG 투자는 사회적 가치를 옹호하는 이들로 보기도 어렵다. 우리가 들여다본 펀드들은 도박, 주류, 담배 산업에 투자하고 있었다.
각각 정부들도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이를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 있어서 잠재적으로 유용한 무기로 보고 있다. 각국 정부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가지 가능성은 유럽 연합의 접근법을 따르는 것이다. EU가 2019년에 내놓은 그린딜(Green Deal)에는 지속 가능한 금융에 대한 수많은 신규 규정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교한 분류 체계로 이루어져 투자자들에게 무엇이 친환경이고 그렇지 않은지를 알려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이러한 노력은 곤경에 봉착했다. EU 내의 각 나라들이 각자가 선호하는 에너지원을 친환경으로 분류하기 위해서 EU 집행위원회에 거센 로비를 벌여왔던 것이다.
EU가 신처럼 군림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무엇이 친환경인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정보 공개에 있어서 거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대체적으로 자발적인 보고에 의존하는 현행 시스템은 수많은 문제들이 가득하다. 더 나은 시스템이라면 그들과 관계된 모든 탄소 배출량을 전부 공개하도록 기업들에게 강제해야 할 것이다. 거대 오염 기업들이 각자의 탄소 발자국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그리고 저탄소 투자에 투입될 자본 지출의 규모가 얼마인지를 밝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투자자들은 각자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이 현재 얼마나 오염을 일으키고 있으며 미래에는 어느 정도가 될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공개하고 나면, 상당히 놀라운 내용이 드러날 수도 있다. 전체 배출량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대략 5퍼센트에 해당하는 기업들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주로 석유 생산 기업, 인프라와 같은 공공 분야, 시멘트 기업, 광산 업체들이다.
기업들의 실태를 좀 더 자세히 공개한다면, 재생 에너지나 획기적인 기술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비즈니스 업계와 자산 관리 산업의 무리들이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허풍임이 드러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친환경적인 기업들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자본을 더욱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기업의 가치는 인플레이션과 공매도의 위협에 직면했다.
친환경 자산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리튬이나 코발트와 같은 배터리용 금속의 가격은 각각 3분의 2 몇 3분의 1 정도로 급등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주식 시장에까지 확대되었다. 미국에서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이러한 호황세가 지난 몇 달 동안 주춤거리긴 했지만, 친환경 투자는 현저하게 변화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청정에너지와 세기 전환기의 기술주를 비교한다. 즉, 거품의 조짐이 있는지는 물론이고, 경제에 구조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 출현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활황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의 증시 관련 지수들은 전기차나 태양열과 같은 개별 분야에만 추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는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는 세계 상위 100여 곳의 펀드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의 상장 기업들을 살펴봤다. 동일 가중 지수로 평가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가치는 2020년 초 이후 두 배 이상 올랐다. 시가 총액 가중 지수로 평가하면 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절반 이상 올랐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친환경 기업들의 상당수가 소규모이며(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 중간값은 약 60억 달러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상승 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급증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환경, 사회, 지배 구조(ESG) 관련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리서치 기업인 모닝스타(Morningstar)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ESG 펀드에 흘러든 자금은 올해 1분기에 178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지난해 같은 분기의 380억 달러에서 상승한 수치이다. 또한 ESG에 초점을 맞춘 펀드가 매일 평균 두 개 정도 새로 출시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
변화하는 환경의 열정적인 분위기는 두 가지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우선, 요즘에는 많은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일부 기술들은 크게 떨어지면서 화석 연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유럽 연합이 탄소 배출량 목표를 "순제로"로 설정하면서 투자자들은 친환경적인 규제가 보편화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의 상승세는 금융 시장의 일시적인 유행에 의해서 추동된 측면도 있다. 금융 시장에서 소매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들 소액 투자자들이 새로운 청정 기술에 대해서 열광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상장을 위해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인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역시 친환경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밈 주식(meme stock)이나 스팩이 나타나는 현상은 친환경 거품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데, 이러한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이코노미스트>는 두 가지 수치를 들여다봤다. 하나는 실적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를 비교하는 주가 수익률(PER)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주가와 순자산을 비교하는 주가 순자산 비율(PBR)이다.
그 결과, 각각의 친환경 기업에 따라서 거품의 정도가 상이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재생 전력기업들의 PER 중간값(median)은 S&P500의 수치와 비슷했다. 반면에 전기차 기업들의 PER 중간값은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에 비해서 대략 두 배 정도였다.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대부분의 수소 및 연료전지 기업들은 아직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PER은 계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PBR 수치는 관련 시장의 평균보다 약 50퍼센트 정도 높았다.
이러한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요인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의 우려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올해 들어서 이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많은 친환경 기업들에 대한 가치평가는 먼 미래의 수익을 근거로 산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그 가치는 더욱 잠식될 것이다. 만약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대부분의 재정을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 재생 전력발전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에너지 전환이 역행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들은 설령 일부 기업들이 결국엔 도태되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전망은 밝다고 주장한다. 세기 전환기의 테크산업과 비교되는 점도 아주 많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탈탄소화는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이다. 자본은 더욱 청정한 기술로 흘러가야만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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